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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왜 언약인가, 어떤 의미의 언약인가?

김규욱 목사 (장안중앙교회)

2026년 10월 25일

성도의 ‘진정한 정체성’은 어디에 있는가


거룩한 계시의 말씀인 성경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이는 이 땅의 교회의 모든 성도, 특히 말씀을 연구하고 증거하는 목회자에게 항구적인 질문이다. 16세기 종교 개혁은 ‘오직 성경’(Sola Scriptura), ‘전체 성경’(Tota Scriptura)이라는 기치 하에 영적으로 칠흙같은 유럽을 깨웠다. 성경이 어떤 언약의 구조로 이루어져 있는가? 언약의 목적은 무엇인가? 언약 중심의 성경이해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깊이 알아가는 일이야말로 우리의 신앙을 새롭게 함에 있어서 결정적이다.

 

 한국교회는 참으로 성경을 사랑한다. 그러나 지금 한국교회에 위기의 경보가 울리고 있다. 한국 교회의 세속화가 드러나고 있으며, 복음 이해에 있어서 심각한 문제점도 노출되고 한다. 무엇보다도 다시 성경의 본질로 돌아가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 말하자면 성경이 증거하는 복음의 원리와 본질의 회복이 무엇보다 소중할 것이다. 교회의 개혁은 무엇을 바꾸려는 것이 일차적 과제가 아니다. 진정한 개혁은 복음의 본질로 되돌아가는 것이다. 성경은 인간의 해석이나 평가와 무관하게 그 자체로 정확무오한 계시의 진리이다.

차제에 성경 전체를 아우르는 “언약 중심의 성경적 복음”을 확인해보고자 한다. 필자는 성경 전체가 언약적 통일성을 가진다고 믿는다. 언약의 내용은 하나님나라이며, 언약 성취의 절정에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이 있다. 요컨대 성경의 복음은 “언약-하나님나라-십자가”의 원리를 통해 복음이 확증된다. 이들은 전체적인 구조와 연결성을 가지고 있다.

  

16세기 종교개혁이후 이른바 언약신학(covenant theology)이 있어 왔다. 언약의 이해가 성경의 뼈대를 이해하는 핵심으로 주장해 왔다. 언약신학은 역사적 개혁신학의 가장 중요한 특징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하나님나라 신학이 풍미하고 있다. 사실상 하나님나라는 바울의 복음 증거의 중심주제이기도 하다(행 28:31). 종교개혁이후 구속 중심의 십자가 복음이 언제나 중시되어 왔다. 실제 십자가를 간과한 기독교 신앙은 없다. 바울은 예수 그리스도와 십자가에 못 박히신 것 외에는 알지 않기로 했다(고전 2:2). 이처럼 십자가는 복음의 핵심 중의 핵심이다.

   이 같은 각각의 신학적 이해들은 복음 이해의 중요한 측면들이다. 이들은 복음을 드러내는 중요한 측면들로서 입체적이고 구조적인 하나님의 자기계시의 복음을 드러낸다. 그들은 서로 대립되거나 상호 충돌하는 내용이 아니다. 구약의 하나님나라를 내용으로 하는 “언약”의 원리, 사복음서에 나타나는 예수님의 “하나님나라” 선포, 그리고 서신서에 중요 주제인 “십자가와 부활”이 복음을 이해하는데 상호 충돌하는 원리가 아니다. 만약 각각의 내용을 배타적으로 주장한다면, 장님이 코끼리 만지는 비유가 될 것이다. 각각은 복음의 필수 불가결한 계시 방편이다. 그것들은 상호 분리되어 이해되어서는 안된다. 모두가 전체적으로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첫째, 필자는 언약을 핵심으로 하는 그리스도 중심의 성경이해가 근간이라고 본다. 구약과 신약은 상호 직간접적 근거로서 긴밀한 관련성을 가진다. 둘째, 하나님나라는 언약의 내용이다. 이 점에서 언약은 하나님나라와 함께 논의된다. 언약이 성취되는 곳에 언제나 하나님나라가 이루어진다. 셋째, 십자가는 구약의 모든 언약들이 최종적으로 성취되는 자리이다. 예수님은 십자가상에서 운명하시면서 “다 이루었다”라고 하셨다. 따라서 “언약-하나님나라-십자가”는 분리되어 설명해서는 안된다.

  

구약은 언약에 신실하신 하나님 여호와 계시를 중심으로 한다. 하나님은 첫 아담에게 언약적 의미의 복을 명령하신다(창 1:28). 그것이 ‘하나님나라 언약’(Kingdom covenant)이다. 인류의 범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하나님나라 언약은 노아에게 재확증된다(창 9장). 노아시대를 거쳐 다시 인류는 바벨탑의 범죄를 자행한다. 그러나 하나님 여호와는 아브라함에게 언약을 맺으신다. 하나님은 아브라함과 언약을 맺으시고 아브라함의 불신앙에도 불구하고 그 언약을 역사 과정에서 성취하신다. 하나님은 언약대로 이스라엘 나라(즉, 모형적 하나님나라)를 세우고 그 나라를 통치하신다. 이를 통해 여호와 하나님의 살아계심과 신실하심을 확증한다. 

   신약은 구약의 여호와의 언약을 신실하게 성취하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기록되어 있다. 구약의 모든 언약의 말씀은 예수 그리스도의 정체성과 사역을 통해 온전히 성취하신다(눅 24:44).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는 하나님나라의 왕으로서 오시되 십자가의 고난과 죽음으로 자신이 영원한 사랑의 왕이심을 증명하셨다. 이를 통해 사망권세아래 사로잡힌 자기 백성을 구원하시고 하나님나라를 이루신다. 이는 전적으로 하나님의 주권적 은혜이다.

 요컨대, 예수 그리스도는 구약 하나님나라 언약의 성취자로서 하나님나라를 이 땅에 선포하신다. 그 하나님나라를 이루시기 위해 십자가 죽음을 기꺼이 감당하시는 순종의 길을 걸어가셨다. 한 분 예수 그리스도의 인격과 사역을 통해 “언약-하나님나라-십자가”의 복음이 온전히 성취된다. 이를 통해 하나님의 살아계심과 위대한 속성의 영광이 드러난다.

이 글이 추구하는 언약중심의 성경이해는 기본적으로 역사적 개혁신학이 견지해온 고전적 언약신학을 중시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다 더 심도있는 이해를 추구한다. 신학은 성경해석의 깊이를 더해 갈수록 보완되기도 한다. 때로는 발전적인 의미에서 수정되기도 한다. 이는 엄밀한 성경 해석과 검증을 거치면서 이루어진다. 이 글은 이와 같은 신학의 원리와 개혁정신에 비추어 쓰여질 것이다. 이 글 자체가 언제라도 건강한 질문과 치열한 검증에 열려있다.

 

앞으로 구약의 아담언약으로부터 새 언약에 이르기까지 구약을 관통하는 언약의 구조가 어떠한지를 밝히고자 한다. 그런 다음 신약에서 언약의 성취자이신 그리스도가 이 땅에 성취하시는 하나님나라를 설명할 것이다. 하나님나라는 언제나 십자가와 부활을 통해서만 이루어짐을 확인할 것이다. 이를 통해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의 고상함을 확인하고, 하나님의 살아계심과 속성의 영광을 발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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