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복 목사 (수도국제사이버신학 실천신학 교수)
2026년 1월 19일
하나님은 복을 ‘비는’ 분이 아니라 ‘주시는’ 분

우리가 무심코 쓰는 '축복'이라는 말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기도할 때 가장 많이 사용하면서도 듣기 좋아하는 단어 중 하나가 바로 ‘축복(祝福)’이 다. 모든 예배 시간에 기도와 성도간 의 모임에서 “하나님, 성도들을, 가정을, 누구를, 무엇을 축복해 주옵소서” 라는 기도를 흔히 듣게 된다. 하지만 이 아름다운 단어가 하나님께 사용될 때, 자칫 하나님의 영광과 권위를 가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중요한 것은 우리 목회자들의 기도 언어 를 성도들이 그대로 따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개혁주의 신학의 관점에서 우리가 바로잡아야 할 기도 언어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1. '축복'의 진짜 의미는 무엇인가?
한자어인 ‘축복(祝福)’은 ‘빌 축(祝)’ 자와 ‘복 복(福)’자가 합쳐진 말이다. 즉, “복을 빌어준다”는 뜻(Praying for blessing)이다.
◆ 사람의 경우: 우리는 복의 근원이 아니다. 따라서 다른 사람을 위해 하나님께 복을 달라고 비는 것이기에 “성도님을 축복합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매우 정확한 표현이다.
◆ 하나님의 경우: 하나님은 모든 복의 근원(The Source of Blessing)이시다. 하나님보다 더 높은 존재는 세상에 없다. 그런데 만약 우리가 “하나님, 축복해 주세요”라고 기도한다면, 그것은 “하나님, (하나님보다 더 높은 누군가에게) 우리를 위해 복을 빌어 주세요”라는 어색한 의미가 되고 만다. 이는 하나님의 절대 주권(Absolute Sovereignty)과 스스로 계시는 자존성 (Aseity)을 해칠 수 있는 표현이다.
2. 성경은 어떻게 말하고 있는가?
정통 개혁주의 신학은 언제나 성경이 하나님을 어떻게 표현하는지에 집중한다. 우리 '개역개정 성경'은 이 차이를 분명하게 구분하여 번역하고 있 다.
◆ 하나님이 주체일 때: 창세기 1장 22절에서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라고 기록하고 있다. 하나님은 누군가에게 복을 구걸하는 분이 아니라, 직접 복을 선포하고 수여하시는 분이기 때문이다.
◆ 사람이 주체일 때: 사람이 다른 사람을 위해 기도할 때는 “축복하였으니”라고 표현한다.
히브리서 6장 13절을 보면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실 때에 가리켜 맹세할 자가 자기보다 더 큰 이가 없으므로 자기를 가리켜 맹세하여.” 이 말씀처럼 하나님 위에는 어떤 권위도 없다. 하나님은 복을 빌어주는 ‘중재자’가 아니라, 복을 직접 내리시는 ‘통치자’이시다.
3. 이제는 이렇게 기도하자
개혁주의 실천신학의 핵심은 우리의 삶과 기도가 성경의 원리에 합당하게 교정되는 것이다. 앞으로는 기도의 대상이신 하나님의 격에 맞게 다음과 같이 고쳐 사용하기를 권장해 본다.
“하나님, 우리에게 복을 주시옵소서.” (가장 명확하고 성경적인 표현)
“하나님, 우리에게 복을 내려 주시옵소서.” (강복 / 降福: 복을 내려줌)
“하나님, 은혜와 복을 베풀어 주시옵소서.” (시복 / 施福: 복을 베풂)
결론: 바른 신학이 바른 기도를 만든다
개혁주의 신학자 헤르만 바빙크 (Herman Bavinck)는 하 나님을 ‘모든 복의 유일한 원천’이라고 강조했다. 하나님은 복을 빌어오시는 분이 아니라, 당신의 뜻에 따라 복을 창조하여 나누어 주시는 분이시다. 우리의 기도 언어를 바로잡는 것은 단순히 말꼬리 를 잡는 일이 아니다. 기도는 내 요구를 관철하기 전에, 하나님이 누구이신지를 올바르게 인정하는 예배 행위이기 때문이다. “축복해 주옵소서” 대신 “복을 내려 주옵소서”라고 기도하는 작은 변화가, 하나님의 절대 주권을 인정하는 ‘코람데오(Coram Deo, 하나 님 앞에서)’ 신앙의 귀한 시작이 될 것이다. 먼저 목회자들이 먼저 바른 표현의 기도 언어를 사용하면 성도들도 바르게 사용하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