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복 목사 (수도국제사이버신학 실천신학 교수)
2025년 12월 27일
진실한 ‘아멘’의 고백 이끌어내는 예배 되어야

한국교회 강단에서 자주 사용되는 용어 중 본래 의미와 다르게 오용되거나 남용되는 단어들을 성경적 의미와 개혁주의 신학적 의미 그리고 문제점을 살펴보고 올바르게 사용되기를 바라
며 먼저 많이 오용되고 있는 ‘할렐루야’ 단어로 이 글을 시작한다.
◆ ‘할렐루야’를 통한 ‘아멘’ 유도의 역사적 배경
이 관습이 정확히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특정하기는 어렵지만, 대체로 1970년대 이후 한국교회의 폭발적인 부흥기에 정착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오순절 운동의 영향을 받은 부흥사나
목회자들의 설교 스타일과 깊은 관련이 있다. 부흥 운동의 영향: 열정적인 회중의 반응을 이끌어내며 집회의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것이 중요했던 부흥회 현장에서, 설교자가 ‘할렐루야’를
외치면 회중이 ‘아멘’으로 화답하는 방식이 효과적인 소통의 도구로 사용되었다. 이는 설교의 중요한 대목을 강조하고, 회중의 동의와 믿음의 고백을 즉각적으로 확인하며, 참여를 유도하는 역할을 했다.
◆ 감정적·체험적 신앙 강조
이 시기 한국교회는 이성적인 동의를 넘어 뜨거운 신앙 체험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었다. ‘할렐루야’와 ‘아멘’의 연호는 이러한 신앙의 역동성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이
러한 방식은 점차 많은 교회로 확산되어, 오늘날에는 교파와 상관없이 일부 교회에서 설교의 호흡을 조절하거나, 강조점을 표시하거나, 회중의 반응을 유도하기 위한 일종의 설교 기법처럼
굳어지게 되었다.
◆ ‘할렐루야’의 성경적 의미
‘할렐루야’의 본래 의미를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할렐루야’(Hallelujah/הָּיוּלְּלַה)는 히브리어 ‘할렐루’(hallelū,‘너희는 찬양하라’)와 ‘야’(Yah, ‘여호와’)의 합성어이다. 즉, 그 자체로 “너희는 여호와를 찬양하라”는 완전한 의미를 지닌 문장이며, 회중을 향해 하나님을 찬양하도록 촉구하는 거룩한 명령이자 초청이다.
성경적 용례: ‘할렐루야’는 주로 시편(특히 113~118편, 146~150편)과 요한계시록 19장에서 사용된다. 이 모든 용례는 하나님의 위대한 구원 역사와 그분의 성품, 통치에 대한 응답으
로 모든 피조물이 마땅히 드려야 할 찬양의 명령으로 사용되었다.
◆ 개혁주의 신학적 입장에서의 문제점
정통 개혁주의 신학, 특히 예배의 규정적 원리에서 볼 때, 설교 중 ‘아멘’을 유도하기 위해 ‘할렐루야’를 사용하는 것은 다음과 같은 심각한 문제점을 가진다.
1. 예배의 대화적 질서를 왜곡한다
개혁주의 예배는 하나님과 언약 백성 간의 거룩한 만남이며, 하나님께서 먼저 말씀하시고 백성이 응답하는 대화적 구조를 가진다. 하나님의 말씀 (하나님 편에서): 성경 봉독, 설교 등은 하
나님께서 그의 종(목사)을 통해 백성에게 말씀하시는 시간이다. 백성의 응답 (인간의 편에서): 찬송, 기도, 헌금 등은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백성의 응답이다. 설교는 하나님 말씀 선포의 정점이다. 이때 설교자가 회중을 향해 “여호와를 찬양하라!”(‘할렐루야’)고 외치는 것은, 하나님이 말씀하시는 거룩한 순간에 인간의 행위(찬양 촉구)를 부적절하게 끼워 넣어 예배의 신적 권위와 질서를 훼손하는 행위이다. 설교의 흐름을 인위적으로 끊고, 하나님을 향해야 할 찬양의 명령을 회중의 응답을 얻어내기 위한 도구로 전락시킨다.
2. ‘할렐루야’와 ‘아멘’의 본래 의미를 변질시킨다
‘할렐루야’의 오용: “여호와를 찬양하라”는 거룩한 명령이, 설교 내용에 대한 “동의하십니까?” 혹은 “이해했습니까?”라는 질문처럼 변질됩니다. 이는 하나님께 돌려야 할 영광의 선포를 인간적인 소통의 도구로 격하시키는 것입니다. ‘아멘’의 왜곡: ‘아멘’ (Amen / אָמֵן)은 “진실로 그러합니다”, “그렇게 되기를 원합니다”라는 뜻으로, 선포된 하나님 말씀의 진실성에 대한
회중의 진실한 동의와 믿음의 고백이다. 그러나 ‘할렐루야’에 대한 반사적인 응답으로 외치는 ‘아멘’은, 성령의 감동으로 말미암은 자발적 고백이 아니라, 훈련되고 유도된 인위적인 반응이
될 위험이 크다. 이는 ‘아멘’의 신앙고백 가치를 심각하게 떨어뜨린다.
3. 예배의 규정적 원리를 위배한다
예배의 규정적 원리는 성경이 명한 요소만 으로 공예배를 드려야 한다는 개혁주의의 핵심 원리이다. 성경 어디에도 설교자가 설교 도중 ‘할렐루-야’를 외치며 회중의 '아멘'을 유도하라고 가르치거나, 그런 용례를 보여준 적이 없다. 이는 성경적 근거가 없는, 인간적인 편의와 효과를 위해 고안된 ‘인간의 발명품’(human invention)일 뿐이며, 이는 예배의 순결성을 해치는 행위이다. 존 칼빈(John Calvin)은 우리가 고안한 방식으로 하나님을 예배하려는 모든 열심을 ‘어리석은 열심’(preposterous zeal)이라 비판하며, 오직 하나님께서 계시하신 방법대로만 예배해야 함을 강조했다.
결론
‘아멘’을 유도하기 위해 설교 중 ‘할렐루야’를 사용하는 것은 한국교회의 특정 부흥 시기에 형성된 관습일 뿐, 성경적·신학적 근거가 매우 빈약하다. 오히려 개혁주의 예배의 관점에서는 예배의 질서를 무너뜨리고, ‘할렐루야’와 ‘아멘’의 거룩한 의미를 훼손하며, 성경이 명하지 않은인위적인 요소를 예배에 끌어들이는 심각한 오류를 범하는 것이다. 따라서 개혁주의 강단에서
는 이러한 인위적인 유도 방식을 지양하고, 선포되는 하나님 말씀의 권위와 성령의 능력을 의지하여 회중의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우러나오는 진실한 ‘아멘’의 고백을 이끌어내는 것이 마
땅하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