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3월 31일
개혁총회 선교대회 기획 운영 카톡방에 윤석열 대통령 구속취소를 계기로 대통령과 여당인 국민의 힘을 지지하는 글을 올린 일로 목사님들 간에 공방이 일어난 일이 있었다. 많은 목사님들은 이러한 공방에 대해서 큰 우려를 가지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기도 하고, 어떤 분은 이도 저도 듣기 싫고 보기 싫어서 그 방에서 나가버린 분도 계셨다. 지금 우리 총회는 이런 정치적인 문제로 공방을 벌일 여유가 없다. 설령 평상시라고 할지라도 총회 목사님들의 의견을 나누고, 총회나 소속 기관의 활동이나 상황을 알리는 소통 방에서 이러한 논쟁이 일어나서는 안 될 것이다.
얼마 전에는 총회 카톡방에 3월 1일 광화문으로 모이자는 선동적인 글을 지방에서 목회하는 어느 목사님이 올린 일도 있었다. 목사님들이 개인적으로 어떤 정치적 성향을 가졌든지 그것을 시비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자신이 가진 정치 성향을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거나 여러 성향을 가진 목회자들이 같이 참여하는 공간에 올리는 것은 옳은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목회자는 어느 한편에 기울어서 상대에 대한 고려 없이 자기주장을 내세우는 것은 옳은 일일 수가 없다. 그의 의견이 옳은 경우라고 할지라도 그러한 주장이 강단에서 표출되거나 강단에서가 아니더라도 목사님의 지나친 편향성이 성도들에게 알려질 때, 열 명 이상만 모이는 교회라면 분명 그 중에 상처를 받는 분이 있을 것이다. 목사의 주장이 성경 내용일 때는 누구도 거기 대해서 반박할 수가 없다. 그러나 정치적인 내용을 말할 때는 찬반이 엇갈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특히 지금 우리나라의 정치적 현실은 보수와 진보가 극도로 나누어진 상황에 놓여있다. 그리고 상대에 대해서 심한 적개심마저 품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에 증경총회장님들과 총회 임원들이 제주도에서 1박2일로 모임을 가진 일이 있었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는 자동차 안에서 어느 후배 증경총회장이 ‘우리나라는 사회주의 국가가 다 됐다’고 주장하는 것이었다. 듣다 못해서 사회주의 국가가 무엇인줄 알기나 하느냐며 사회주의 국가의 몇 가지 특징을 말하고 정치적인 얘기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나무란 적이 있다. 정치체제는 각 나라의 역사적 배경과 문화적 맥락과 사회적 요구에 따라서 다양하게 발전해 왔다. 민주주의, 전제주의, 공화제, 사회주의와 공산주의, 그리고 혼합 정치체제 등 각기 다른 방식으로 국가를 운영하고 있으며, 그 사회의 안정과 발전을 위한 다양한 방식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민주공화정을 바탕으로 대통령중심제 국가이다. 대통령은 국가 원수이면서 행정부의 수반으로 하고 있다. 입법부와 사법부의 독립이 명시되어 있는 삼권분립이 원칙적으로 헌법에 보장되어 있다. 대한민국 헌법 제66조 제1항은 ‘대통령은 국가의 원수이며, 외국에 대하여 국가를 대표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또한 제4항에 따르면, 행정권은 대통령을 수반으로 하는 정부에 속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이는 대통령이 행정부의 최고 책임자이자 행정부의 구성원을 임명하고 해임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대통령은 국회의 동의를 받지 못해도 국무총리를 제외한 국무위원을 임명하고 해임할 수 있으며, 국무회의의 의장이 되어 국정을 심의하고 운영할 수 있다. 실로 대통령의 권한은 한 마디로 막강하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대통령은 헌법을 어기지 않는 한 내란, 외한 죄가 아닌 경우는 형사적 소추도 받지 않는다. 이렇게 막중한 권력을 가지고 특혜를 누리는 만큼, 헌법을 준수하며, 국민의 행복과 국가의 발전을 위해서 주어진 책무에 충실해야 한다. 우리는 지금 불행하게도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어 헌법재판소에서 그 인용 혹은 기각 판결을 앞두고 있다. 그리고 대통령은 내란 혐의로 기소되어 있으니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뿐만 아니라 국회는 여소야대의 구조를 이루고 있다. 자연적으로 국회권력과 대통령을 대표로 하는 행정부와의 격돌을 피할 수가 없게 되었다. 광화문광장과 헌법재판소 근처에는 두 개의 국가가 존재하는 것처럼 보수와 진보 양대 세력이 연일 대립하며 충돌하고 있다. 이는 우리 모두의 안정과 행복을 위해서 조속히 극복해야 할 오늘 대한민국의 과제이다. 그런데 이 양극의 충돌 중심에 목사 신분을 가진 사람들이 통합보다 오히려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 이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이다, 목회자나 교회는 국민을 하나로 뭉치도록 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스라엘 나라를 회복하는 것은 제자들이 알 바가 아니었고, 성령의 충만을 받아 세계 모든 민족에게 복음을 증거 하도록 하라는 것이 주님의 마지막 명령이었다. 목회자는 정치적 논쟁에 휘말리지 말고 나라와 민족을 위하여 기도하면서, 그리스도안에서 국민이 하나 되기를 바라며, 우리의 본분인 말씀전파와 복음전도에 힘쓰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