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용화 목사
2025년 3월 15일
성경적인 효는 민족을 살리고, 교회를 평화롭게 한다!
나이 어린 사람 앞에서
<천자문>에 보면, ‘상화하목(上和下睦)’이란 사자성어가 있다. 윗사람이 사랑으로 가르쳐 온화함을 보이면, 아랫사람은 공손하여 예를 다함으로 화목하게 된다는 것이다. 윗사람이 온화할 때 아랫사람이 공손해져 위아래가 화목하여 효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인자은측(仁慈隱側)’이라는 사자성어도 있다. 윗사람이 아랫사람에 대하여 인애로움으로 대하고 아픔과 기쁨을 함께 나눌 때 사람이 살맛 나는 세상이된다. 이와 함께 ‘조차불리(造次弗離)’라는 말도 있다. 잠시라도 인애하고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사람의 인성을 말해주는 인 애, 즉 아랫사람을 측은히 여겨 그의 인격을 존중하여 자신의 욕망과 감정을 억제하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대함에 있어서 아픔과 기쁨을 함께하는 인애와 긍휼을 베풀어야 한다.
‘유자비아(猶子比兒)’라는 말이 있는데, 조카(猶子)도 자기 아이(兒)와 같이 사랑으로 보살피라는 것이다. 조카가 자기 형제의 자녀이기 때문에 자기의 친자녀와 견줄 만큼 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구약의 에스더서를 보면, 모르드개는 자기의 조카 에스더를 딸처럼 양육했다.
페르시아 왕 아하수에로 시대에 왕이 자기 나라의 영광과 부요함뿐 아니라 자기의 찬란한 명예를 과시하고 잔치를 베풀었다. 술에 취한 왕은 왕후 와스디의 미모와 춤 솜씨를 자기 대신들에게 자랑하고 싶어 왕후에게 와서 춤을 추라고 명령했다. 그러나 왕후가 그의 명령을 거절하자 왕은 분노하여 왕후를 폐위시켰다. 왕후 와스디를 폐위시킨 왕은 자기를 위해 외모가 아름다운 처녀를 구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 빈자리를 유대인 처녀 에스더가 차지하게 되었다.
에스더는 본래 고아였는데, 그녀의 삼촌인 모르드개가 수양딸로 삼아 키웠다. 모르드개는 왕궁의 문지기 관리였다. 그는 왕의 내시 두 사람이 왕을 암살하려는 음모를 알고서 왕에게 알려 왕의 암살을 면케 한 공을 세운 바 있었다. 그는 불의를 싫어하는 성격의 강직한 신하였다. 왕의 문지기 관리들은 지위 높은 대신들이 입궐할 때 그들에게 무릎을 꿇고 절하였으나, 모르드개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이로 인하여 대신들 가운데 우두머리였던 하만이 크게 격분하여, 왕의 재가를 얻어 모르드개뿐 아니라 그의 민족 유대인들을 모조리 학살하기로 결정하였다.
이같은 학살 계획이 결정되어 공포되자 모르드개는 유대인들과 함께 애곡하여 금식하는 한편, 이제는 왕후가 된 수양딸 에스더에게 부탁하여 왕을 설득해서 자기 민족이 학살되는 것을 면할 수 있게 하도록 하라고 했다. 이에 에스더는 “죽으면 죽으리라”(에 4:16)는 일사각오의 자세로 금식하고 나서, 지혜롭게 왕을 설득하여 모르드개가 요청한 자기 민족을 학살당할 위기에서 구하였다.
모르드개와 에스더의 관계를 보면, 모르드개는 인애로우면서도 강직하였고, 여호와 하나님을 온전히 경외하였으며, 자기 민족의 아픔을 함께하는 사람이었다. 모르드개의 그러한 인격과 인성과 신앙과 민족애가 수양딸처럼 키운 조카 에스더에게도 전해졌다. 그래서 에스더도 일사각오의 신앙으로 자기 민족을 위기에서 구해낼 수 있었다.
나이 어린 조카 에스더 앞에서 행한 삼촌 모르드개의 성경적인 효가 민족을 살렸다.
하급자 앞에서
“주인들이여 여러분도 위협을 그만두고 그들에게 이와 같이 행하시오. 이는 그들과 여러분의 주께서 하늘에 계시며, 그분께서는 외모로 사람을 취하시는 일이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엡 6:9)
“주인들이여 의와 공정으로 종들을 대하시오. 이는 여러분에게도 하늘에 주인이 계시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골 4:1) “내가 여러분 가운데 장로들에게 권하니, …맡겨진 자들에게 주장하는 자세로 하지 말고 오직 양무리의 본이 되시오.”(벧전 5:1-3)
상급자는 하급자를 협박하거나 위협해서는 안되고, 정의와 공정으로 대하며, 주장하는 자세로 대하기 보다는 본이 되어야 한다. 이는 하늘에 계시는 최고의 상급자이시오, 절대 주권자이신 하나님이 상급자와 하급자 모두의 한 하나님이신 바, 그 하나님은 상급자와 하급자를 급에 관계없이 대하시기 때문이다. 상급자와 하급자의 급이 하나님께는 의미가 없는 것이다. 그러기에 이 땅에서 상급자는 하늘에 계시는 최고의 상급자 앞에서 하급자를 대함에 있어서 정의와 공정을 따라 해야 한다. 상급자가 혹이라도 잘못했거나 실수했으면 하급자에게 그 잘못과 실수를 자백하고 사과해야 하며, 하나님의 율법을 따라 바르게 행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상급자는 자기의 지위나 권세를 이용하여 힘이 없는 하급자의 능력 밖에 일을 시켜서는 안된다. 하급자의 능력과 상태를 고려해서 일을 하게 해야 하는 것이다.
“젊은이는 형제를 대하듯이 권면하여라…젊은 여자는 자매를 대하듯이 일체 순결함으로 권면하여라.”(딤전 5:1-2) 교회에서도 나이 어린 젊은이는 형제처럼 사랑으로 돌보고, 나이 어린 여자의 경우는 자매를 대하듯 하되 순결한 마음과 품행으로 보살펴야 한다. 나이가 어리다고 얕잡아 보거나 조금이라도 경멸해서는 안되고, 젊은 여자에 대해서 성희롱하는 일이 없도록 말이나 손으로 만지는 일에 조심해야 하는 것이다. 하급자 앞에서 행하는 효가 이 사회뿐 아니라 교회를 평화롭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