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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앞에서 효

나용화 목사

2025년 4월 17일

성경에서 배우는 ‘효(孝)’

구약 성경의 안식년과 희년 제도에 의하면, 그 땅을 갈지 않고 묵혀 둔 상태에서 저절로 맺힌 소출은 가난한 사람들과 들짐승을 위한 먹이가 되게 하여 사람들이 들짐승과도 어우러져 살 수 있게 하였다. 사람과 땅과 들짐승이 어우러져 사는 세상이 하나님이 보시기에 아름답다.


창조 세계

창세기 1장의 창조 세계는 아름다운 질서가 있는 대극장이다. 우주에 충만한 빛과 그 빛 가운데서 해와 달과 별들은 빛을 발하고, 바다의 물속에서는 각종 물고기들이 헤엄치며 삶을 즐긴다. 땅은 채소를 내고 각종 짐승들은 그 채소를 먹으며 살이 찐다. 그리고 이 모든 풍요로움 속에서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인간은 함께 어우러져 삶을 누린다.

창세기 2장의 창조 세계는 하나님이 친히 임재하시어 사람과 언약을 맺고 생명을 나누시는 성소인 에덴동산이 그 중심에 있다. 에덴동산에는 생명나무 열매들이 주렁주렁 열리고, 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도 맺혀 있다. 하나님은 이 열매들을 수단으로 삼아 아담과 생명의 언약을 맺으시고, 아담이 하와와 짝을 이루어 행복을 누리게 하셨다. 안식과 생명과 행복이 있는 에덴동산과 가정이 창세기 2장 창조 세계의 중심에 있다.

이 아름다운 창조 세계에서, 하나님은 흑암으로 바다의 강보를 만드시고(욥 38:9), 빛의 집으로 가는 길을 내시며(욥 39:19), 폭우와 천둥과 번개를 위해 길을 내셨다(욥 38:25). 북두성과 그에 속한 별들을 인도하시고 하늘과 땅에 법칙을 세우셨다(욥 38:31-33).

암사슴과 들나귀와 들소, 타조와 매와 독수리가 각기 살 곳을 정해 주셨다(욥 39장). 그래서 모든 천사와 성도와 함께 해와 달과 별들, 바다의 물고기들, 과일나무와 백향목들, 짐승과 가축과 새들, 세상의 모든 왕과 백성들, 총각과 처녀, 노인과 아이들이 함께 어우러져 하늘과 땅에서 여호와 하나님을 찬양한다(시 148편, 시 104:14-30).

하나님의 창조 세계는 조화(harmony) 자체이다. 아니, 하늘과 땅의 모든 것이 함께 어우러지는 효이다. “하나님께서는 인류의 모든 민족을 하나로부터 만드시고 그들을 온 땅 위에 살게 하셨으며, 그들이 사는 때와 거주지의 경계를 정하셨는데, 이는 혹시 그들이 하나님을 더듬어 찾고자 하면 그분을 찾게 하시려는 것이니, 그분께서는 과연 우리 각자에게 멀리 떨어져 계시지 아니하신다. 우리가 그분 안에서 살고 움직이고 존재하기 때문이다”(행 17:26-28)


죄 아래 있는 자연

“네(아담)가 아내의 말을 듣고 내가 네게 먹지 말라고 명령한 그 나무의 열매를 따 먹었으므로 땅이 너 때문에 저주를 받고, 너는 평생 동안 수고하여야 그 소산을 먹을 것이다. 땅이 네게 가시덤불과 엉겅퀴를 낼 것이며, 너는 들의 식물을 먹게 될 것이다. 너는 흙에서 취해졌으니, 흙으로 돌아가기까지 네 얼굴에 땀을 흘려 음식을 먹을 것이다. 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갈 것이다”(창 3:17-19).

“피조물이 허무한 것에 굴복하게 된 것은 자기 뜻이 아니라 오직 굴복하게 하시는 분으로 말미암은 것입니다. 그 바라는 것은, 피조물 자신도 썩어짐의 종노릇 하는 데서 해방되어 하나님의 자녀들의 영광스러운 자유에 이르는 것입니다. 우리는 모든 피조물이 지금까지 함께 탄식하며 함께 해산의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롬 8:20-22).

아담과 하와가 죄를 지은 이후로 자연은 저주를 받아 신음하고 있다. 하늘은 공기가 오염되고 황사와 미세먼지로 빛을 잃고, 땅은 각종 화학 물질과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로 오염되어 힘을 잃었으며, 바다는 사람들이 버린 각종 환경 쓰레기로 거대한 쓰레기장이 되었다.

사람들의 몸도 부끄러운 색욕과 동성애와 같은 욕정으로 더럽혀지고(롬 1:26-27), 독한 술로 인하여 감각을 상실하고(잠 23:35) 건강도 잃었다. 술에 취하여 향락을 즐기다가 정의와 공의를 잃고(사 5:7), 여호와 하나님에 대해 아무런 관심도 없게 되었다(사 5:11-12).

죄는 자연 앞에서 불효를 행한다.


구속받은 자연

“그분(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피로 화평을 이루시어, 만물, 곧 땅에 있는 것들이나 하늘에 있는 것들이 그분으로 말미암아 자신과 화목하게 되기를 기뻐하셨기 때문입니다”(골 1:20). “이 비밀은 때가 찬 경륜을 위한 것이며, 그리스도 안에서 만물, 곧 하늘에 있는 것들과 땅에 있는 것들을 다 통일시키려는 것입니다”(엡 1:9-10).

“광야의 메마른 땅이 기뻐하고, 사막이 즐거워하며 백합화같이 피어나서 무성하게 되어 기쁜 노래로 즐거워하며…그것들이 여호와의 영광, 곧 우리 하나님의 위엄을 볼 것이다.…저는 사람이 사슴처럼 뛰고 말 못 하는 사람의 혀가 기뻐 노래할 것이니, 이는 광야에 샘물이 솟아오르고 사막에 시냇물이 흐를 것이기 때문이다. 뜨거운 사막이 못이 되고 마른 땅이 샘이 되며, 이리가 드나들며 눕는 곳에는 풀들과 갈대와 골풀이 자랄 것이며,…사나운 짐승이 거기로 올라가지 못하므로 만날 수 없을 것이다”(사 35:1-2, 6-7, 9). “이리와 어린양이 함께 먹으며, 사자가 소처럼 짚을 먹고, 뱀은 흙으로 음식을 삼을 것이니, 나의 거룩한 산에는 어디서나 상함도 없고 망함도 없을 것이다”(사 65:25).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그분의 십자가의 피로 모든 만물이 화목하고 통일된다. 그때 자연이 구속되어 기뻐 노래하고, 이리와 어린양이 함께 어우러져 즐거워할 것이다. 이것이 그리스도 안에서 구속받은 자연의 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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