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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와 목회> 김규욱 목사(장안중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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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25일

성경 66권을 잇는 언약의 복음으로 교회와 선교를 세우다


장안중앙교회 김규욱 목사(70)의 목회와 연구를 관통하는 주제는 ‘언약의 관점에서 본 성경의 통일성’이다.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이어지는 언약의 흐름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와 하나님 나라를 이해하고, 그 복음을 성도들의 삶과 목회 현장에 연결하는 사역인 것이다. 김 목사는 평생 오랜 연구와 강의, 교회 교육, 해외 사역도 이 관심에서 출발했다.

올해 연말 은퇴를 앞둔 김 목사는 앞으로 신학 연구와 목회자 교육, 해외 선교 현장의 지도자 양성에 더욱 힘을 쏟을 계획이다. 담임목사의 직무를 내려놓은 뒤에도 복음을 가르치고 다음 세대에 전하는 사역을 이어가겠다는 뜻이다. 그의 관심은 자신이 쌓아 온 연구 성과를 남기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목회자들이 말씀으로 힘을 얻고, 그들이 섬기는 교회가 복음 안에서 새로워지도록 돕는 데 있다.

 

방황 끝에 만난 복음, 성경을 향한 갈증으로 이어져

대구가 고향인 김 목사는 대학에서 사회학을 전공했다. 대학 시절에는 학생운동에 참여하며 사회와 인간의 문제를 고민했다. 동료들이 붙잡혀 가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은 어떤 가치로 살아야 하는지 질문했다. 고등학교 때 친구들과 교회를 다녔지만 신앙의 의미를 깊이 알지 못했고, 대학에 들어간 뒤에는 교회에서 멀어졌다. 니체를 비롯한 사상가들의 글을 읽으며 신과 삶의 의미를 물었으나 갈증은 쉽게 해소되지 않았다.

친구의 소개로 만난 미국 선교사와의 대화는 전환점이 됐다.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에 관해 질문하고 논쟁하던 그는 예수전도단을 통해 회심을 경험했다. 그러나 믿음의 시작이 모든 의문을 곧바로 해결해 주지는 않았다. 오히려 성경이 무엇을 말하는지 정확하게 알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 신학교에 가면 이 질문들이 풀릴 수 있을까 생각할 만큼 성경의 진리에 대한 갈증이 깊었다.

그때 접한 말씀운동이 신앙과 연구의 방향을 바꾸었다. 1981년 말씀운동을 접한 뒤 그는 성경의 통일성을 확신하게 됐다. 그는 성경을 배우며 언약의 성취라는 관점으로 전체를 읽기 시작했다. 흩어져 있던 질문들이 하나의 흐름 안에서 풀리면서, 성경을 공부하는 일은 지적 호기심을 넘어 삶의 의미와 사명을 발견하는 과정이 됐다.

 

학문의 길과 목회의 길을 함께 걸어온 시간

김 목사는 언약성취적 성경신학을 학문적으로 정리하기 위해 공부를 이어갔다. 서울대학교에서 교육학 석사과정을 마치고 총신대 대학원에서 신학을 공부했으며, 2001년 서울대학교에서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학업 과정에는 질병과 좌절도 있었다. 그러나 성경을 더 깊이 이해하고 그것을 다음 세대에 가르치려는 열망은 멈추지 않았다.

해외 유학을 준비하던 때에는 예상하지 못했던 목회의 길이 열렸다. 성경을 배우고 싶어 하는 이들과 말씀을 나누던 모임이 교회 개척으로 이어진 것이다. 군포 산본에서 시작한 ‘광야의 교회’는 13~14명이 함께 성경을 공부하는 작은 공동체에서 출발했다. 그는 약 20년간 그 교회를 섬긴 뒤 교회 통합을 거쳐 오늘의 장안중앙교회 사역을 이어 왔다. 연구와 목회를 병행하는 동안 뉴질랜드 바이블칼리지 방문학자로 연구했고, 2002~2003년에는 뉴질랜드에서 언약교회를 개척해 섬기기도 했다.

그가 경험한 목회는 연구를 검증하고 풍성하게 하는 현장이었다. 성경을 가르치면서 성도들이 무엇을 어려워하는지 듣고, 그 질문을 다시 연구에 반영했다. 학문과 현장이 서로 떨어져 있을 때 생기는 한계를 보았기에, 신학적 탐구가 실제 목회에서 의미 있게 전달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깊이 있는 연구가 교회에 복음을 공급하고, 교회의 질문이 연구를 더욱 치밀하게 만드는 관계를 지향해 온 것이다. 이런 학문적 연구와 결실은 끊임없이 지속되어 202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신학교에서 “고전적 언약신학에 대한 비판적 재해석”이라는 주제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언약과 하나님 나라 십자가, 그리스도로 연결되는 성경

김 목사가 강조하는 성경신학은 언약이라는 말 하나로 모든 본문을 설명하는 방식이 아니다. 언약을 근간으로 하나님 나라의 전개를 살피고,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그 성취를 통해 성경 전체를 통합적으로 이해하려는 작업이다. 구약의 역사와 약속이 신약의 복음으로 어떻게 이어지는지 확인할 때 각 본문의 의미도 더욱 분명해진다는 것이다.

그는 목회자가 성경의 전체 줄거리를 이해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많은 본문을 알고 있어도 서로 어떻게 연결되는지 놓치면 성도들에게 전달하는 말씀 역시 파편적으로 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개별 구절을 설명하는 데서 나아가 그 말씀이 성경 전체에서 차지하는 자리를 보여 줘야 한다는 뜻이다. 복잡한 현실 속에서 성도들이 신앙의 중심을 붙들도록 돕는 힘도 이처럼 일관된 복음의 이해에서 나온다고 본다.

장안중앙교회의 교육은 듣는 데서 끝나지 않도록 구성돼 있다. 예배와 성경공부에서 배운 말씀을 속회와 소그룹에서 다시 나누고, 질문하며 자신의 신앙과 삶에 연결한다. 속회장 등 리더들에게는 교육 자료를 제공하고, 부교역자들이 정기적으로 내용을 설명하며 질문을 받는다. 성도들이 배운 것을 스스로 소화하도록 돕는 과정이다. 김 목사는 말씀 중심의 훈련이 빠른 외형적 성장을 보장하지는 않아도 공동체를 견고하게 세우는 토대가 된다고 설명한다.

한편 김 목사는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성경 66권을 다룬 약 2,900개의 강의 영상을 온라인에 공개했다. 개별 본문을 언약과 하나님 나라, 예수 그리스도로 이어지는 성경 전체의 흐름 안에서 이해하도록 돕는 데 초점을 맞췄다.

온라인 말씀 강의는 교회로 이어지는 접점이 됐다. 김 목사에 따르면 최근 2~3년 사이 인터넷으로 말씀을 접한 이들 가운데 약 50명이 장안중앙교회에 정착했다. 교회가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서도 성경을 체계적으로 배우려는 사람들이 온라인 강의를 통해 찾아온 것이다. 그는 성경의 큰 줄기를 붙드는 교육이 복잡한 현실 속에서 성도들의 신앙을 견고하게 세우며, 목회자 자신도 말씀 안에서 새 힘을 얻도록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와 교육의 열매를 국내외 목회, 선교 현장에

연구의 성과는 교재와 강의, 후진 양성으로 이어졌다. 김 목사는 성경신학 연구와 저술을 지속하면서 교회 내 성경아카데미를 통해 성경 66권을 체계적으로 가르쳐 왔다. 3년 과정으로 성경 전체를 공부하도록 하고, 참여자들이 발표와 토론을 통해 스스로 본문을 이해하고 설명하는 훈련을 받게 한다. 온라인에 공개한 강의와 축적된 교재도 성경을 깊이 배우려는 이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그는 은퇴 이후 신학교 사역으로 교육의 폭을 넓히는 계획도 준비 중이다. 강의를 듣는 것만큼 성경을 직접 살피고 발표하는 훈련을 중요하게 여기며, 후진들이 연구와 목회를 함께 감당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국내 목회자들과의 공동 세미나와 공부 모임 역시 같은 방향에 있다. 이미 준비된 교재와 강의가 동역자들에게 실제적인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해외 사역에서도 중심은 지속적인 말씀 교육이다. 인도의 대학생 선교 현장에는 성경신학 강의와 영어로 번역한 자료를 공급하고, 부교역자를 보내 현지 사역을 돕고 있다. 현재 인도 내 대학생 중심의 50개 센터와 연결되어 함께 동역하고 있는 중이다.

또한 15년 전부터 중국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이어 온 교육은 현지 여건의 변화에 따라 제주도에 초청해 진행하는 방식으로도 계속됐다. 일본의 교회와 선교 현장에는 온라인 강의 등을 통해 말씀을 나누고 있으며, 몽골을 비롯한 다른 지역의 교육 요청에도 응답할 길을 모색하고 있다.

그는 선교지에 교회가 세워진 뒤에도 복음의 공급이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현지 지도자들이 성경 전체의 흐름을 이해하고 스스로 가르칠 수 있어야 공동체가 자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교재를 번역하고 지도자를 훈련하는 일은 그 토대를 만드는 사역이다. 해외 현장의 열망에 비해 인력과 재정에는 한계가 있지만, 교회와 동역자들의 협력을 통해 지속 가능한 교육의 길을 찾고 있다.

 

은퇴 이후에도 이어갈 사명, 복음의 계승

김 목사는 자신의 연구를 더 넓은 학문적 대화 속에서 검토받는 일도 중요하게 여긴다. 미국 복음주의신학회(ETS)와 미시간에 있는 칼빈신학교 교수회에서 연구 내용을 3차례 발표하고 질문에 답하는 시간을 가졌으며, 국제 학회와 학자들과의 교류를 이어 왔다. 올해 11월 미국 덴버에서 열리는 미국복음주의신학회(ETS)에서도 “율법에 대한 성경신학적 재해석”이라는 주제로 논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 발표에서 구약율법에 대해 성경학적, 언약적 해석을 통해 그동안 율법에 대한 오해와 문제점들을 복음적으로 해석하고자 한다. 이는 성도들을 율법주의적 무거운 멍에에서 벗어나게 할 뿐 아니라, 새언약에 의한 마음의 변화와 해방을 통해 진정한 사랑의 종노릇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신앙적 의의가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언약 중심 성경신학을 학문적으로 다듬는 동시에, 그 성과를 목회자들이 현장에서 이해하고 전할 수 있는 형태로 정리하려 한다.

은퇴 이후의 구상은 이 두 방향을 더욱 긴밀하게 연결하는 데 있다. 국내에서는 후진 양성과 목회자 교육을, 해외에서는 현지 지도자 훈련을 이어 가고, 교회는 연구와 교육을 뒷받침하는 기반으로 삼고자 한다. 오랫동안 축적한 강의와 교재, 훈련받은 동역자들이 그 사역을 함께 감당할 자원이다. 구체적인 길은 하나님이 인도하시는 대로 열어 가겠다는 마음이다.

그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언약이 이어지는 것이다. 성경을 연구한 결과가 한 사람의 학문적 성취에 머물지 않고, 다음 세대의 목회자와 선교 현장에 전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자기 자신처럼, 방황 속에서 삶의 의미를 찾던 청년을 붙들었던 말씀이 이제 다른 이들을 살리고 세우는 양식이 되기를 바란다. 김 목사가 은퇴 이후에도 이어 가려는 사역의 중심에는, 성경 전체에 흐르는 그리스도의 하나님 나라 복음을 교회와 세상에 전하려는 한결같은 소망이 자리하고 있다.


/오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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