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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수도국제대학원대학교 설립 이사장 나원 박사

2025년 9월 14일

“목회하는 마음으로, 목회자 키우는 신학교 세우겠다…”

어느덧 30여 년이 흘렀다. 서울시 관악구에 위치한 수도국제대학원대학교의 설립자 인사는 다음과 같이 시작한다. “신실하신 하나님의 뜻과 섭리로 세워졌다”는 인사이다. 그래서 학교는 ‘진실한 성도로서 개혁주의 신학을 바로 세운다. 성실한 학도로서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바르게 가르치는 일이다. 충실한 사도로서 영성을 회복하는 일이다’라는 미션을 선포하고 있다.

신학교와 나원(68) 이사장을 설명하는데, 가장간결한 문장인 셈이다.

30여 년을 이어온 신학교는, 무엇보다 ‘성경 위에 선 개혁신학’의 중심 속에서, 한국 교계의 신학교 가운데 가장 빠른 시간에 성장한 학교로 알려졌다.


지난 8월 18일 신학교가 속한 교단의 합동 시간표 속에서, 나원 이사장을 만나는 자리를 가졌다. 참고로 나 이사장은 거의 인터뷰를 한 적이없다는 주변의 귀뜀이 있었지만, 이번 인터뷰는그만큼 교단 합동이 하나님의 주권 속에서 선순환의 응답이 일어나기를 바라는 나 박사의 진심이 엿보이는 자리가 되었다.


독일 유학에서 신학교 설립까지

1981년 총신대학 학부를 졸업한 그는 원래 교수의 길을 꿈꾸었다. 미국 유학을 준비하다가 독일로 진로를 바꿔, 1984년 베를린대학에서 언어와 신학을 공부했다. 목회자 보다는 학업에 뜻을둔 것이다. 공부도 재미있었다. “그때 경제적으로여유가 좀 있어서 공부를 마음껏 하겠다고 생각하고, 서른 살에 결혼도 했어요. 그런데 얼마 후아이가 생겨서 독일에서 혼자 생활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 즈음, 나 박사의 인생을 바꾸게 되는 귀한 만남이 있었다. 박사 학위를 받으려면 몇 년이 될지 모르는 상황이었는데, 그곳에서 만난 선교사들은 그에게 새로운 소명을 일깨워 주었다. “교수는 많지만 신학교를 세울 사람이없고, 제대로 신학을 가르치는 학교가 너무 드물다. 목회하는 마음으로 목회자를 키우는 신학교를 만들어보는 것이 어떤가”라는 제안을 한 것이다.

독일에서 공부한 지 5년이 흘렀고, 박사 과정지원서도 제출한 상태였는데, 나 박사는 그 선교사의 제안이 마음 한 켠에 잘 박힌 못처럼 박혔다. 결국 독일에서의 학문적 꿈을 접고, 한국으로돌아와 신학교 설립을 결심했다.

1993년, 서울 구로동의 한 공장 건물(대지 약350평, 건물 170평)을 인수해 신학교를 열었다.첫 학기는 40명으로 출발했지만, 곧 70명, 100명으로 늘어났다. 이후 학점인정제를 도입하면서 학생 수는 500명을 넘어섰고, 토요일마다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한때는 1,000명까지 등록생이 몰려들었다. 대학원대학교로 정부의 인가까지 받을 수 있었다.

신학교는 사회복지사 과정, 사이버 학점은행제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성장했다. 그러나 외국인 유학생 유치 과정에서 문제도 발생했다. 일부 중국인 학생들의 서류 부정과 불법체류 문제가 불거지면서, 교육부와 법무부의 감사와 조사를 받기도 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외국인 유입이 줄자 한때 학생 수는 크게 감소했다. 그럼에도 수도국제대학원대학교는 가장 짧은시간에, 가장 큰 성장을 이룬 학교로 소문이 났다. 별 문제 없이 외국인 학생들을 가장 많이 유치하는 시스템을 정착한 학교로 알려지게 된 것이다.


위기를 발판 삼아 성장, 교수진과 교육 철학

수도국제대학원대학교는 위기 속에서도 체계를 정비하고, 장학 제도를 확대하며 학문적 신뢰 회복에 주력하고 있다. 학교는 무엇보다 교수진의 학문적 수준과 대우를 강조한다. 국내외 명문대 출신의 교수진이 강단에 서며, 개혁신학의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다양한 학문적 배경을 존중한다. “신학교가 살아나려면 교수가 살아야 합니다. 학생 수와 상관없이, 연구와 강의를 충분히 인정받아야 합니다.” 나 박사의 말이다.

이 철학은 수도국제대학원대학교가 학문적 깊이와 목회적 실제를 겸비한 교육 기관으로 자리 매김하는 토대가 되고 있다. 특히 개혁신학에 입각한 교수진들을 채용할때, 나 박사는 무엇보다 교수 추천하는 교원인사위원회를 적극적으로 신뢰한다. 설립 이사장이라는 자신의 위치가 교수 채용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교원인사위원회에 한 번도 들어간 적이 없을 정도이다.

그래서 나 박사는 “우리 신학교의 교수진은 어느 신학대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실력있는 분들로 세워졌다”고 강조한다.

현재 학교는 신학과, 상담학과, 사회복지학과,음악학과를 비롯해 글로벌 리더십 과정, 사회교육원 과정이 개설되었다. 이번 학기에는 재학생이 800여 명이나 된다. 한 학기에 외국인이 600여 명 이상 몰려들고 있다. 그런 가운데 학교 설립의 모체가 되는 신학교

를 위해, 나 박사는 가장 많은 기도와 마음을 쓰고 있다. 한국의 여러 신학교에서 갈수록 신학생들이 줄어들고 있지만, 우수한 신학생들이 공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학생 수에 비해 가장 많은 교수진을 확보하고, 또한 신학생들을 위해 100퍼센트 장학금을 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학교 장학금 및 각 노회 장학금을 기반으로, 장학금 제도를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학교의 이런 노력으로, 박사 과정은 입학하겠다는 사람들이 많아서 자리가 없을 정도이다.

한편 학교에서 나 박사의 이사장실 문턱은 낮다. 쉽게 들어가기 힘든 곳이지만, 나 박사는 언제든지 교수와 학생들과 대화하는 것을 즐긴다. 학교의 성장과 학생들의 편의를 위해서라면, 어떤 부분도 함께 하는 것을 좋아한다.


서울 관악구 소재 수도국제대학원대학교
서울 관악구 소재 수도국제대학원대학교
제24회 학위수여식
제24회 학위수여식

교회에 전하는 메시지, “서로 섬기는 구조가 건강합니다”

나원 이사장은 신학 교육뿐 아니라 한국교회, 총회에 대한 메시지도 분명하다.

“어떤 분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목사가 죽어야 교회가 산다고 합니다. 어떤 면에서는 맞는 말 같아요. 자기 욕심과 자리 지키기를 내려놓고, 예수 그리스도의 정신으로 낮아질 때, 교회와 신학교 가 다시 살아납니다.”

총회가 합동을 하는 과정에서 나 박사는, “신학과 신앙이 같은 양 교단이 합해지는 것은 하나님 앞에서도 잘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개혁주의 신학을 지키며, 서로의 장점을 살리며 총회가 부흥하고 성장하는 발판이 되기를 바랍니다. 교단을 합하다 보면, 여러 가지 불협화음이 나오기도 하는데, 서로 돌아가며 섬기는 구조가 되면 문제 될 것이 하나도 없다고 봅니다. 그러면서 교단 안에서도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선순환의 시스템이 자리잡게 될 것입니다”라고 강조한다.


독일에서 학자의 길을 꿈꾸던 청년은, 한국에 돌아와 신학교를 세운 설립자가 되었다. 나원 이사장은 지난 30여 년간 수도국제대학원대학교를 통해 수많은 목회자와 신학자 등을 길러냈다. 그의 삶은 “교수보다 신학교가 필요하다”는 한마디에 순종한 소명의 여정이었다.


/오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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