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 16일
1960년대 한국과 닮은 말라위, 신앙의 깊이를 더하다

안녕하세요. 저는 말라위의 고정찬 선교사입니다.
저는 5년 전 즈음부터 말라위에서 사역을 시작했어요. 말라위는 1964년에 독립한 후, 영국의 식민지 문화와 전통적인 토속 문화가 혼합된 독특한 사회죠. 여기 사람들의 신앙은 굉장히 열정적이지만, 그 열정이 때로는 깊이가 부족한 경우가 많아요. 개신교가 55%, 이슬람교가 20%, 천주교가 20%인 이 나라에서,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전통적인 방식에 의존해 살고 있죠. 예를 들어, 어떤 마을에서는 14세에 성인식을 하기도 하고, 그로 인해 청소년들의 임신과 출산이 너무 쉽게 이루어지는 문제가 있습니다. 영적 혼란이 깊어요.
제가 주로 하는 일은 가정 사역입니다. 매주 토요일마다 어머니 기도 모임을 이끌고 있어요. 어머니들이 자신의 가정을 위해 기도하며, 가족의 영적 책임을 잘 이행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이 기도 모임은 단순한 기도 모임이 아니에요. 성경을 암송하고, 성경을 쓰는 운동까지 병행하고 있어요. 그게 더 깊은 신앙으로 나아가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예원교회 내 관심 있는 분들의 헌신으로 2년 전부터 지속적인 성경 후원을 시작했는데, 그 덕분에 지금까지 약 400명이 성경을 쓰고 있어요.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기도하고 있고, 목표는 1,000명입니다. 마을 곳곳에서 성경을 필사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큰 보람과 기쁨이 있습니다. 성경을 쓰는 활동을 통해 사람들의 신앙이 훨씬 더 견고해지는 걸 보면서 큰 보람을 느끼고 있어요.
처음 말라위에 왔을 때는 사실 큰 계획을 세운 건 아니었어요. 코로나 시절, 미국에서 선교사로 활동하던 한 선교사와 교제하면서 말라위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한 달간 말라위를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제가 느낀 건, 말라위 사람들이 기독교를 굉장히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지만, 그들의 신앙이 깊지 않다는 점이었어요. 이곳에서의 사역은 그 부분을 해결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거예요.
앞으로는 교도소와 교회에서 어머니 기도회를 확장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아프리카 말라위에서 말씀과 기도 운동을 통해 복음의 씨앗이 더 넓게 퍼지도록 힘쓸 것입니다.
말라위에서의 분위기는 1960년대 한국과 유사한 점이 많습니다. 기독교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은 있지만, 믿음이 깊지 않은 부분이 있어요. 사람들이 기독교를 좋다고 하면서도 그 속에 진정한 말씀의 힘을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성경 쓰기 운동을 통해 성경을 보급하고 있지만, 그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성경을 읽고 쓰는 데 집중함으로써 더욱 깊이 있는 신앙을 확립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목표는 말라위 전 가정에 성경을 한 권씩 보급하는 것입니다. 신학교 졸업생과 현지 교도소 및 군부대 제소자들에게 성경을 전달하고, 교육 세미나를 통해 교육자들에게도 성경을 제공하고 있어요. 제자 훈련을 통해 현지 목회자들을 양성하고, 이들이 독립적으로 사역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말라위의 가정 구조가 모계 중심이라 어머니들의 신앙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머니들이 바른 신앙을 갖추면, 그 가족은 안전하고 어려움 없이 성장할 수 있다고 믿어요. 그래서 어머니 기도 모임을 통해 기도의 중요성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현재 말라위에서 인터넷 환경이 좋지 않아 온라인 사역을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인터넷이 잘 되지 않기 때문에 온라인 사역은 힘들어요. 그래서 현지에서 직접 사역을 하며, 현지인들과 함께 기도하고 신앙 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말라위에서의 사역이 결코 쉽지 않지만, 하나님이 함께 하시기에 계속 나아가고 있어요. 제가 할 수 있는 한 마지막까지 이곳에서 하나님께 쓰임받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현장 경험이 담긴 강의, 사역에 바로 적용 가능한 배움
이번 총회 주관 선교대회는 저에게 있어 특별한 시간이었어요. 사실 제가 이 대회에 처음 참석한 건 2023년이었는데, 그때는 한 분의 강의로 모든 것이 진행되었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주제별로 선교사님들이 참여하고 뭔가 분위기부터가 달랐습니다.
이번 대회는 정말 ‘새로운 시작’이라는 주제에 걸맞게, 주제별로 다양한 선교사님들이 강의를 맡으셨고, 각자 그 분야에서 깊은 경험과 전문성을 가진 분들이 직접 가르쳐주셨어요. 그래서인지 강의 내용이 단순한 이론에 그치지 않고, 실제 현장에서 겪은 이야기들이 녹아 있어서 훨씬 현실감 있게 다가오더라고요. 강의를 듣는 내내 ‘아, 이건 바로 내 사역에 적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무엇보다 큰 공감과 동질감을 느낄 수 있었던 점이 참 좋았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말라위 현지에서는 함께 온 팀은 없었어요. 거리가 워낙 멀고 비용도 만만치 않거든요. 그래도 제가 꼭 데려오고 싶은 현지 동역자 두 사람이 있어요. 다음 선교대회가 열린다면, 그들을 꼭 초청해서 이 귀한 자리에 함께하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