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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탐방> “거룩함이 부흥보다 중요합니다”

청교도 신앙으로 다시 세워지는 교회, 교회는 경건의 훈련장

정대운 목사 (삼송제일교회)
정대운 목사 (삼송제일교회)

서울 은평구 끝자락과 경기도 고양시의 경계선에 들어선 신도시에 세워진 삼송제일교회(담임 정대운 목사). 2013년 6월, 다음세대까지 합해 68명이 시작하여 교회당을 세웠다. 어느새 10여 년을 훌쩍 넘겼다. 주변에서 빠르게 성장한 교회로 소문이 났다.

하지만 담임 정대운 목사는, 그저 단순히 ‘부흥하는 교회’로 알려지기를 단호하게 거부한다. “칼빈이 말했듯이, 교회의 목표는 부흥이 아니라 거룩함이어야 합니다. 목회자가 부흥을 추구하는 순간 타락의 길에 들어섭니다. 거룩함을 추구하면 부흥은 하나님이 더해 주시는 결과이지 목적이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정 목사의 이런 목회 철학 속에서, 삼송제일교회는 오히려 코로나 기간에 더 부흥을 했다. 그리고 성도들은 말씀으로 훈련되고, 그 훈련을 통해 성장을 했다. 그 방향은 어디로부터 시작된 것일까…. 교회 곳곳은, 그 방향을 짐작케하는 내용들로 가득했다.


3대째 기독교 집안, 정직한 신앙을 배웠다…

조부는 클레멘트 오웬이란 선교사에 의해 직접 전도되어 고향 최초의 신자가 되었다. 부친 정영민 목사는 한국 교회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며, 자녀들을 양육했다. “저희 아버지는 평생 정직하신 분이셨습니다. 1959년 에큐메니컬 운동으로 한국교회가 갈라지는 것을 겪으시며, 그 정직함 때문에 여러 가지 어려움도 당하시는 것을 보았습니다. 제가 아버지의 자녀로 살면서, 그 정직함 때문에 고생하고, 또 병든 교회를 보기도 했습니다. 물론 아버지의 영향을 받은 그 정직함은, 지금의 저에게 목회자로서 훌륭한 자

양분이 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원래는 목회자에 대한 소명이 생기지 않았다. “공부를 잘하던 큰 형님이 철학교수로 방향이 틀어지면서, 아버님 인생에서 억장이 무너지는 것같은 모습을 보고, 제가 신학교를 가게 되었습니다.” 효심 때문에 입학한 신학교가 맞지 않아 한동안 방황했지만, 신대원 2학기 수업 때 변증학을 배우면서 신학의 세계에 완전히 매료되었다.

정 목사가 목회 철학을 정립하게 된 계기는 청교도 신앙이었다. “한국교회에는 ‘답을 주지 못하는 목회’가 너무 많습니다. 성도들이 삶 속에서 질문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목사님,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그런데 대부분의 답은 ‘기도 해봅시다’라고 말합니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던 중 만난 것이 청교도입니다. 청교도들은 신앙의 선을 명확히 그었습니다. 타락과 거룩, 율법과 은혜를 분명히 가르쳤습니다. 지금 제 설교, 교회 운영, 상담까지 모두 청교도 관점입니다.”

이런 관점 때문에, 가끔 정 목사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있곤 한다. ‘율법주의’라는 경계선이다.

“청교도의 핵심은 ‘성화의 필연성’입니다. 청교도는 율법주의가 아닙니다. 성화가 없다는 것은 곧 중생이 없다는 뜻이죠. 은혜받았다고 하면서 삶이 바뀌지 않는 것은 거듭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의 설교는 ‘부드러움’보다 ‘명료함’을 추구한다. “하나님의 사랑을 감정적으로 강조하기 보다, 성령께서 역사하실 때까지 말씀으로 양심을 깨우는 것이 목회자의 역할입니다. 설교는교회의 전부입니다.”

삼송제일교회의 예배에는 세속적 장식이 없다. 율동도, 찬양팀도 없다. 대신 말씀과 교리 공부가 중심이다. “청교도 교회처럼 말씀에 집중하는 예배를 회복하고 싶었습니다. 주일학교조차 율동 대신 교리를 가르칩니다. 아이들은 영적 존재입니다. 놀이로만 접근하면 깊이가 생기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성도들의 교육이 철저하다. 아예 드러내놓고 ‘공부하는 교회’를 지향한다. 성도들은 공부하지 않으면, 성도로서 성장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이 ‘거룩한 독서, 공부하는 성도’야말로, ‘성화’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새가족반은 1년 과정이다. ‘하이델베르크교리 문답’ 6개월,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6개월을 필수로 한다. 이후 ‘도르트 신조’나 ‘성경개관’을 선택해서 공부한다. 모두 마쳐야 전도나 봉사에 참여할 수 있다. 이처럼 2년 과정의 학습을 한 성도들은, 신학을 공부한 교역자들 이상으로 훈련되어진다. 이 사역자들이 각 구역장으로 세워져, 교회와 담임목사의 방향을 그대로 전달하고, 이 흐름 속에서 교육과 상담도 이뤄지는 것이다. “사람의 변화는 말씀의 학습에서 일어납니다. 매주 토요일, 장로와 안수집사, 교역자들이 3시간씩 교육받습니다. 주일에는 장로님이 예배 후 부산과 아산 지교회에서 사역자로 세워져 본 교회와 똑같이 성도들을 교육하게 됩니다.” 삼송제일교회와 똑같은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교회는 미국에 1개, 부산과 아산에 각각 1개씩 지교회로 세워졌다.

이들 지교회는 코로나 기간 중에 유튜브에서 설교를 듣던 성도들이 모이면서 지교회가 세워진 것이다.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삼송제일교회 전경, 주변에서 빠르게 성장한 교회로 소문이 났다.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삼송제일교회 전경, 주변에서 빠르게 성장한 교회로 소문이 났다.

‘청교도 목회 아카데미’와 젊은 목회자 훈련

정 목사가 개교회 사역을 넘어, 청교도 신앙을 전하는 시스템은 ‘청교도 목회 아카데미’이다. “우리 교회가 만든 ‘청목회 아카데미’에는 전국에서 젊은 목회자들이 옵니다. 2년 과정으로 2박 3일 동안 4차례, 개혁신학과 청교도 신앙을 공부합니다. 또한 매주 토요일 성도들에게 2년 동안 3시간 강의를 하고, 온라인으로도 외부인이 200명 이상 참여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렇게 복음을 강조하고, 그 복음을 위해 공부하는 목회자와 성도들로 키우는 이유에 대해, “한국교회의 미래는 책과 공부로 돌아가는 교회에 있기 때문입니다”라고 강조한다. 즉, 말씀과 교리 공부로 사람을 세우는 시스템이야말로, 개혁교회 방식이라는 것이다.

교회 곳곳은 이러한 청교도 신앙의 흔적을 엿볼 수 있을 만큼, 고증을 거쳐 꾸며졌으며, 마치 도서관을 방불케하는 성도들의 개인 사물함에는 공부하는 흔적들로 가득하다.


다음세대에게도,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말씀

정 목사는 다음세대를 향한 시스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말씀이라고 강조한다. 특별한 프로그램이 없다. 주일에는 어른들과 똑같이 예배를 드린다. 아무리 초등학생이라고 해도 한 자리에 앉아 2시간은 거뜬히 말씀에 집중한다. 아이들도 똑같이 말씀과 교리 공부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심어주고자 하는 것은 첫째 하나님 말씀에 집중하는 목회자가 되는 것, 둘째는 기독교 관점에서 정치가가 많이 나올 수 있도록 기도합니다. 복음으로 큰 아이들이 세상을 정복해야, 세상은 변화되는 것입니다.”

교회 안에는 매일 방과 후 ‘브니엘스쿨’을 운영하고 있다.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기독교 세계관과 학업을 가르치며, 매일 아이들이 교회 안에서 성장하도록 돕고 있다.


“하나님의 말씀으로만 세워지는 교회를 꿈꾼다”

삼송제일교회는, 그동안의 교회 사역에 대해, 많은 교회들이 함께했으면 하는 비전을 밝혔다.

“교회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사람이 말씀 앞에서 변화되는 공동체여야 합니다. 청교도의 단단한 뼈대를 회복하지 않으면, 한국교회는 무너집니다. 목회자로서 교회의 부흥이 아니라 거룩함을, 숫자가 아니라 진리를 세우고 싶습니다.”

1년이면 전 교인이 600여 페이지 기독교 세계관이 담긴 책을 읽어내고, 청교도 신앙을 모델 삼아, 개혁주의 신앙의 본질에 세워지고자 기도하는 교회.

“선생이여 우리가 예수를 뵈옵고자 하나이다 하니”(요 12:21)-삼송제일교회의 2025년 한 해 동안의 그 기도가 교회 곳곳에서 느껴지고, 전해진다.


/오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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